저희 집에 아주 못난 화초가 있었습니다
화초라기 보다는 거의 잡풀에 가까운 모습이었지요
거기다 몸까지 약해서 걸핏하면 시름시름 앓곤해서
화초 가꿈이 유일한 취미이신 제 어머니의 애간장을 늘 태우곤 했었지요
날씨가 몹시 차던 지난 겨울 어느날인가
결국 이 놈이 숨이 막 넘어갈 찰나
그 꼴이 보기 싫다고 어머니께서는 그 화분을 밖으로 내다 버리셨지요
못내미, 속 썩이는 녀석이 원래 더 눈길이 가고 마음을 아프게 하는 법이니
그나마 차라리 안보시겠다는 심사셨겠지요.

세상은 참 공평하지 못해서
이쁘고 비싼 화초는 주인의 관심과 손길을 더욱 받는 법이고
생김새도 못난데다 몸까지 시름시름하니
애써 외면하려 해도 마치 당신 자신의 뒷그늘을 보는듯만 해서
더욱 더 마음을 두지 않으려 하신 것일수도 있겠지요

그렇게 그 화분을 내다버리고... 돌아오신 제 어머니의 묵묵함.
그 마음이 그러하리라 싶어
그 이후 저 역시 그 일에 대해서 더이상 이야기를 꺼낼수가 없었습니다.

그리고나서 이듬해 다시 또 어김없이 새 봄이 찾아왔습니다.
어느날인가..
외출에서 돌아오시는 어머니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했습니다.
지난번에 버리셨다던 그 화분, 그나마 이젠 그릇마저 군데군데 깨어진... 여느 잡풀과 다름없는 그 화분을 손에 들고 말씀 하셨지요.


"나 이 꽃, 다시 키우기로 했다.
지난 겨울 하도 시름시름 앓아서 속 썩이길래
죽으려면 고통 받지 말고 하루 빨리 편안히 죽으라고 일부러 내다버렸더니만
오늘 오는 길에 보니 글쎄 녀석이 아직도 살아서 이렇게 새싹을 피우고 있잖겠니?
말 못하는 하찮은 식물도 이렇듯 끈질긴 생명력을 남기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을 보고
내가 네게 참 몹쓸짓을 했구나...하는 심정으로
이제 예전보다 더 정성을 들여서 키우기로 마음 먹었다."


****


마치 저를 두고 하시는 말씀처럼 들렸습니다.
잘 살지는 못하더라도 생을 사랑하며 열심히 살아달라는 당부의 말씀으로 들렸습니다.
신이 계시다면 그러한 시선으로 우리 인간들을 바라보고 계시지나 않을까
하는 뜻으로 그 말씀을 하신듯만 들렸습니다.

그 날 이후,
어찌보면 아무 상관없는 일이겠지만
제가 즐겨 피던 담배,
그리고 간간이 수다를 떨던 msn 메신져... 거의 모두를 제 컴퓨터에서 지우고
퇴근 길 거의 매일 들리다시피 했던 단골술집 출입도 아예 접었습니다.
살아 생전, 제 어머니 잠시나마 기쁘게 해 드리려는 속셈으로
그저 열심히 사는척 흉내만이라도 내려고 마음 먹었지요.

제 어머니... 제 곁에 계신 그 어느 날까지만이라도...

김좌근

2010.05.10
10:26:35
이제 동억 씨도 예수님을 마음에 영접할 시기가 거의 된 것 같습니다.
어머님을 위해 담배를 끊을 수 있는 마음이면 만유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수님 영접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듯 싶습니다. 예수님을 영접하면 영원한 생명도 얻을 수 있는데 말입니다. 언젠가 전화라도 한 번 해야겠습니다.
하여튼 좋은 소식입니다.

이원희

2010.05.18
05:25:21
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.
어머님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감동적입니다.

자유 게시판을 자주 확인하지 않아서
이제야 이 글을 읽었습니다.

부모님의 깊고 깊은 사랑은 나이가 들수록 더 절실해 지는 것 같습니다.
저는 세 아이를 키우면서, 우리 인간을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을
이제 쪼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.
내 아이를 향한 엄마의 마음이 이런걸 보면
나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이 어떠실까 싶네요.

사랑방에 이 글을 올리시면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.
너무 좋은 글인데...

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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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고린도전서 15장 58절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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(I Corinthians 15:58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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